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PART 3 일관성의 원칙
- 수고의 효과
매질 14세의 마이클 칼로그리스 Mehel Kalognts는 지옥 주간에 실시한 고등학교 사고클럽 '오메가 감마 델타' 입회의식에서 장기 손상을 입 고 3주 동안 롱아일랜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클럽 선배들 은 마이클의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게 한 뒤 빙 둘러서서 마이클의 등과 복부 등을 주먹으로 반복해서 가격하는 '핵폭탄' 의식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추위 어느 겨울밤 캘리포니아 전문대학교에 재학 중인 프레더릭 브 로너 Frederick Bronner는 사교클럽 선배들에 이끌려 해발 900미터의 깊은 산 속에 홀로 버려졌다. 얇은 운동복 차림으로 추위에 떨며 산을 내려 오던 프레더릭은 가파른 절벽에서 떨어져 골절상을 입었고, 그 부상 으로 하산을 포기하고 계곡에서 추위를 피하던 중 동사하고 말았다.
- 갈증 지옥 주간 동안 예비회원들은 클럽 식당에 기어 들어와야 한다 는 규칙을 위반한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신입생 2명이 클럽 기숙사
'지하 감옥'에 수감됐다. 이틀 동안 소금기 있는 음식물만 제공됐으 며, 자기 소변을 받아 마실 수 있는 플라스틱 컵 2개 외에 어떤 음료 도 제공되지 않았다. - 혐오 식품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내부의 카파 시그마' 사교클럽 기 숙사에 모여 있던 11명의 예비회원들은 눈앞에 펼쳐진 역겨운 장면 에 기겁했다. 개당 100그램이 넘는 생각 덩어리 11개가 쟁반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예비회원들은 두껍게 잘라 오일에 재워놓은 생간을 통째로 삼켜야 했다. 리처드 스완슨Richard Swanson은 구역질과 기침을 반복하며 세 차례 시도했지만 도저히 자기 몫을 삼킬 수 없었다. 마 침내 죽기 살기로 오일에 재운 생간 덩어리를 억지로 목구멍에 밀어 넣는 순간 목이 막히면서 질식사하고 말았다.
- 처벌 위스콘신 주에서는 모든 신입회원이 반드시 암기해야 하는 의 식용 주문 일부를 잊어버린 한 예비회원이 처벌을 받았다. 예비회원 이 접의자 뒷다리 밑에 두 발을 넣고 있는 동안 클럽에서 제일 뚱뚱한 선배가 그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벌을 받는 동안 비명을 꾹 참 고 있었던 예비회원은 결국 양발 모두 골절상을 입었다.
- 실해 위협 '제타 베타 타우' 사교클럽의 한 예비회원은 뉴저지 근방의 해변에서 '자기 무덤'을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명령에 따라 자기가 판 무덤에 눕는 순간 옆에 쌓아둔 모래가 무너져 내렸고 그가 거의 질 식사하기 직전에 선배들이 구출했다.
원시부족의 성년의식과 사교클럽의 입회의식 사이에 두드러진 유사 전이 또 하나 있다.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의식은 잔인한 관습을 폐지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경이로운 생존력을 보여준다. 식 민지 정부나 대학 당국 등에서 위험하고 수치스러운 입문의식을 포기하 라고 각 집단에 위협, 협박, 법적 제재, 회유, 금지 등 온갖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관계 당국의 감시가 있을 때는 뭔가 변한 듯 보이지만, 형식만 변할 뿐 사실은 더 은밀한 환경에서 더욱 가혹한 행위 가 이뤄진다. 그리고 억압이 사라지면 바로 표면화된다.
일부 대학 당국은 위험한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직접 입회의식을 감 독하거나, '지옥 주간'을 사회봉사를 하는 '봉사 주간 Hep Weck 으로 대체하 려 애써보기도 했다. 사교클럽들은 이 시도를 피할 수 없자 즉시 물리적 인 저항을 시작했다. 리처드 스완슨의 질식 사고가 벌어졌던 서던캘리 포니아 대학교의 경우 모든 입회의식은 학교의 검열을 거친 뒤 반드시 감독관 입회 아래 실시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칙을 제정했다. 그러나 어 느 잡지 보도에 따르면, "새로운 '규칙'은 격렬한 폭동을 일으켜 시 경찰 과 소방대 투입을 고려해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수많은 대학들은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저속한 '지옥 주간을 폐지하 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호된 신고식이 인간의 보편적인 행동이라 면 그리고 모든 증거가 그 결론을 뒷받침하고 있다면 그것을 효과적으 로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개적인 시행을 금지하면 음성화될 것 이다. 섹스를 곱지할 수 없고 음주를 막을 수 없듯이 신고식도 금지할 수 없을 것이다 cordon & Cordon, 19."라고 밝히면서 말이다.
도대체 신고식의 어떤 점이 그렇게 사회에 필요할까?
왜 각 집단은 위험하고 수치스러운 입회의식을 금지하려는 모든 시도에 그토록 격렬히 저항할까? 어떤 사람들은 그런 집단 자체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망신 주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심리적•사회적 문제아들로 구성돼 있다고 주 장한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전혀 없다.
사교클럽 회원들의 성격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심리적인 면에서 다른 대학 생들보다 약간 더 건강한 것으로 밝혀졌다c. s.Johnson, 1972. 또한 사교클럽 회원들은 공익을 위한 시민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물론 클럽의 입회의식을 그런 봉사활동들로 대체하는 것은 절대 반 대한다. 워싱턴 대학교에서 다양한 사교클럽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교클럽에 일종의 '봉사 주간'을 운영하는 전통이 있 었지만 이런 사회봉사는 '지옥 주간'의 부수적인 행사였을 뿐이다. 오직 한 클럽만이 입회의식으로 사회봉사에 참여했다 Walker, 1967 .
이제 혹독한 신고식을 수행하는 범인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안정된 심리상태와 건전한 사회의식을 소유한 정상적인 개인들이 1년에 단 한 번 클럽에 신입회원이 들어오기 직전에 집단을 이뤄 비정상적으로 무자 비해진다. 그렇다면 모든 증거가 지목하는 범인은 다름 아닌 입회의식 그 자체다. 혹독한 신고식에는 해당 집단에 반드시 필요한 뭔가가 있음 에 틀림없다. 해당 집단이 그토록 격렬하게 유지하려 애쓰는 그 혹독함 에는 어떤 기능이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내가 볼 때 그 답은 사회심리학자들 사이에만 주로 알려진 1959년에 발표한 한 연구에 담겨 있다. 젊은 연구자 엘리엇 이런슨Blo Arien과 저 드슨 밀스 wbo wic 는 엄청난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뭔가를 얻은 사 람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같은 것을 획득한 사람보다 그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가정을 입증하기로 했다. 이 무슨 고마운 우 연의 일치인지 두 연구자가 가설을 시험한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사고클럽의 입회의식이었다.
실험 결과 섹스 관련 토론클럽에 가입하 려고 극도로 수치스러운 입회의식을 견뎠던 여대생은 자신이 가입한 클 럽과 토론 내용이 매우 가치 있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런슨 과 밀스의 지시를 받은 클럽회원들이 최대한 가치도 없고 재미도 없는' 토론을 준비했는데도 말이다. 반면에 훨씬 수월한 입회의식을 거쳤거나 아예 입회의식을 치르지 않은 여학생들은 자신이 가입한 가치 없는' 클 럽에 대해 확실히 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여학 생들이 특정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수치가 아니라 고통을 견딘 경우에 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Gerard & Mathewson, 1966. 입회의식의 일부로 전기 충격을 더 강하게 받은 여학생일수록 나중에 자신이 선택한 클럽과 그 활동이 더 재미있고, 지적이고, 바람직하다고 확신했다.
드디어 입회의식에 가득한 학대와 노역, 매질이 이해가 된다. 10살 난 아들이 '신비의 광야' 한복판의 차가운 땅바닥에서 벌벌 떨며 밤을 보내 는 모습을 눈물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통가족 아버지나, 지옥의 밤'에 사 교클럽의 신입 '후배들'을 두들겨 패다가 신경질적인 웃음을 터뜨리는 대학 선배 모두 결코 사디스트들은 아니다. 그들은 집단의 생존 전략에 따랐을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역할은 다음 세대의 집단 구성 원들이 자기 집단을 좀 더 매력적이고 가치 있게 생각하도록 해주는 것 이다. 인간에게 노력해서 얻은 것을 더 좋아하고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 는 한 이 집단들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입회의식을 지속할 것이다.
이에 따라 신입회원들의 충성과 헌신으로 집단의 단결과 생존 확률이 높아 질 것이다.
실제로 54개의 부족 문화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극 적이고 가혹한 입회의식을 치르는 부족들이 내부 결속력이 가장 강했다 Young, 1965. 입회의식이 가혹할수록 클럽에 대한 신입회원의 헌신이 월등 히 높아진다는 에런슨과 밀스의 연구 결과를 보면, 클럽들이 모임의 미 래와 결정적인 관련이 있는 입회의식을 절대 폐지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입회의식' 하면 군대 조직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신병훈련소의 혹 독한 신고식은 효과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소설가 윌리엄 스타이런 wilham Syron은 마치 집단수용소 같은 미국 해병대의 '악몽 같은 훈련' 과정 을 공개한 후 그 효과를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내가 아는 해병들은 하나같이 그 혹독한 훈련 과정이 자신을 더욱 용감 하고 씩씩한 불굴의 해병으로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stron, 1977, p.3.
군 지휘관들은 가혹한 기초 훈련 과정을 대체로 용인하지만, 1997년 텔레비전 보도에서 공개한 2개의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지나치게 무자 비한 신고식 등에 대해서는 '불관용 2co colerince 정책을 적용한다고 주장 한다. 테이프에는 열 번의 점프 훈련을 완수한 해병대 낙하산 훈련병이 황금날개 배지를 받는 과정인 '유혈배지 수여식 bood pining ? 관행이 담겨 있었다. 뒷면에 1.5센티미터 길이의 뾰족한 침이 2개 붙어 있는 배지를 신병의 상의에 부착한 뒤 해당 부위를 치고 때리고 비벼대는 장면이었 다. 당연히 신병은 피를 흘리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Gleck, 1997.
비디오가 공개된 이후 군 지휘관들에게서 호된 질책과 비난이 있었지 만, 가혹행위로 체포된 해병 30명 중 보직해임된 병사는 단 1명에 지나 지 않았다. 몇 명이 상담 명령을 받은 걸 제외하고 대부분(20명)이 훈방 조치됐다. '불관용' 정책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왔든 나는 신 병에 대한 가혹행위를 위험하고 심각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해병대 선임병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구성원의 자긍심과 연대의식 함양에 관심이 있는 단체 라면 가혹한 신고식 과정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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