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part 2 상호성의 원칙
- 공짜 샘플은 없다
상호성의 원칙은 판촉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수많은 예가 있지 만 먼저 몇 가지 잘 알려진 사례만 살펴보자. 공짜 샘플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기술 중 하나다. 공짜 샘플 판촉은 대부분 잠 재 고객에게 관련 제품의 일부를 미리 제공해 선호도를 조사하는 방식 으로 진행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중에게 제품의 장점을 소 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공짜 샘플의 진짜 매력은 이 역시 일종의 '선물'이다 보니 상호성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공짜 샘플로 판촉 을 하는 업체들은 마치 주짓수 고수들처럼 제품 홍보에만 목적이 있는 척하면서 사람들에게 공짜 선물이 주는 자연스러운 부채의식을 심는다.
공짜 샘플이 가장 흔한 곳은 슈퍼마켓으로, 판매사원들은 고객에게 이런저런 제품을 조금씩 나눠주며 시식을 권한다. 활짝 웃고 있는 판매 사원한테 음식을 받아먹고는 이쑤시개와 빈 컵만 돌려주고 매몰차게 돌 아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제품을 구매 한다.
이런 마케팅 전략을 보다 효과적으로 변형시킨 사례가 밴스 패커 드vance Packard 의 『숨은 설득자 Hidden Persuader 』 1957에 실려 있는데, 인디애 나 주의 어느 슈퍼마켓 주인은 치즈를 덩어리째 밖에 내놓고 고객들에 게 공짜 샘플을 마음대로 잘라가게 하는 방법으로 몇 시간 만에 1,000파 운드짜리 치즈를 전부 팔아치웠다고 한다.
또 다른 유형의 공짜 샘플 전략은 전 세계적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해 가정 및 개인 생활용품 등을 생산, 유통하는 암웨이 Amway 사가 사용한 전략이다. 작은 지하실 공장에서 출발해 연매출 15억 달러의 대기업으 로 성장한 암웨이 사는 벅BuG 이라는 도구로 공짜 샘플을 제공했다. 벅 이란 가구광택제, 세제, 샴푸, 탈취제, 살충제, 유리세정제 등 여러 가지 암웨이 제품을 한데 모아놓은 것으로, 특별 제작한 상자나 비닐봉지 등 에 담아 고객의 집으로 배달했다. 대외비인 암웨이 판매 매뉴얼'을 보면,
'판매사원이 어떤 비용이나 의무사항 없이 24시간이나 48시간 또는 72 시간 동안' 벅을 고객에게 맡겨놓고 '일단 한번 사용해보라고 말하면 거 절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시험 사용 기간이 끝 나면 암웨이 판매사원이 고객을 방문해 샘플 중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주문받는다.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제공된 샘플을 전부 다 사용할 수 있 는 고객은 거의 없으므로 판매사원은 남은 제품을 수거해 다음 잠재 고 객에게 다시 제공했다. 암웨이 판매사원 대다수가 자신의 판매 구역 안 에서 한 번에 여러 개의 벅을 회전시킨다.
이제 우리는 벽을 받아서 사용한 암웨이 고객들이 상호성 원칙의 및 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수많은 고객들이 의무감에 균복해 자신 이 시험 십아 일부 사용해본 제품을 주문한다. 열제는 암웨이도 백의 집 꿈 이유를 알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암웨이처럼 기록적인 성장을 지 득한 기업에서조차 벽이라는 도구는 굉장한 화젯거리였다. 작 주의 중 판업자들이 본사에 올린 보고서를 보면 벽의 효과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흥분되는 일은 처음입니다. 제품이 말도 안 되는 속도로 팔려나가는데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각 지역 유통 업자들이 벅을 받아 갔는데 매출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일리 노이 주 총판업자)
"이제껏 본 가장 환상적인 판매 전략입니다. •••·•벅을 회수하러 가면 고객들이 평균적으로 벅 전체 금액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제품을 구 매합니다. •••••한마디로 기가 막힙니다. 우리 조직 전체에서 이런 반응 은 정말 처음 봅니다." (매사추세츠 주 총판업자) 각 주의 암웨이 총판업자들은 벅의 놀라운 위력에 당황했다. 유쾌한 당황이긴 했으나 어쨌든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물론 지금 우리 에게는 전혀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다.
상호성의 원칙이 돈이나 상거래와 상관없는 순전히 개인적인 상황을 지배하는 경우도 많다. 상호성의 원칙이 설득의 무기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사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경우 중 하나다. 유럽 과학자 아이블 아이베스펠트 n Elnesedt, 1973가 발표한 사례 중에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적군을 잡아다 취조하는 임무를 맡았던 한 독일 병사의 이야기가 있다.
당시 참호전의 특성상 전체 병력이 대치 중인 양국 전 선 사이의 무인지대를 통과하기란 거의 불가능했지만, 병사 하나가 몰 래 기어가 상대 참호로 잠입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이유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 군대에는 주기적으로 상대 참호에 잠입해 적군을 잡아다 취조하는 임무를 맡은 전문가들이 있었다.
문제의 독일 병사도 몇 차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후 다시 한 번 파견 을 나갔다. 이번에도 역시 전선 사이의 무인지대를 교묘하게 통과해 참 호를 혼자 지키던 적군 병사를 기습했다. 방심한 채 빵을 먹고 있던 적 군 병사는 손쉽게 무장해제를 당했다. 그런데 빵 한 조각을 손에 들고 겁 에 질린 이 포로는 그 순간 자기 인생 최고의 결정을 내렸다. 독일군에게 빵을 건넨 것이다. 이 선물에 큰 감동을 받은 독일군은 자신의 임무를 완 수하지 못했다.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적군을 참호에 남겨둔 채 빈손으로 무인지대를 건너 자국 진영으로 돌아왔다.
물론 상관의 불호령을 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 기이한 사례는 워싱턴 DC의 어느 디너파티에 침입했던 무장강도의 경우다. 이리저리 총을 겨누며 돈을 요구하던 강도는 누군가 식탁에 남아 있던 와인과 치즈를 권하자 마음을 바꿔 사과 를 하고는 조용히 떠났다(『누가 파티에 왔을까Guess who's coming to dinner, 2007).
상호성의 위력과 관련해 매우 흥미진진한 또 하나의 사례는 포로로 잡힐 뻔한 군인처럼 선물을 '주는' 행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선물 및 선물에 따르는 강력한 의무감을 '거절'함으로써 자기 목숨을 구한 여성의 이 야기다. 1978년 11월 가이아나 존스타운의 교주 짐 존스jim Jones 목사는 마을 주민 모두에게 집단 자살을 명령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순순히 독이 든 음료를 받아 마시고 죽었다. 그러나 다이앤 루이 Diane Louite 라는 여성만 존스의 명령을 거역하고 존스타운을 탈출해 정글로 도망쳤다.
그녀가 감히 도망칠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교주의 특별한 호의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병석에 누워 있을 때 교주가 주는 특별한 음식을 거부했는데 '한번 교주의 특혜를 누리기 시작하면 그에게 좌지우지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Anderson & 7imbarcdo, 1984.
아마도 존스 목사의 실수는 다이앤에게 성경을 너무 잘 가르친 일이었을 것 이다. 특히 「출애굽기」 23장 8절, "너희는 뇌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 뇌 물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의로운 사람의 말을 왜곡시킨다(표준새번역 - 옮긴이)"라는 구절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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